지리산 세석 촬영산행기(재가입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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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 서울본가에서 내려오며 잠시 일기예보를 검색해보니 퐁당 퐁당 징검다리식으로 연일 비가 내리던 지리산쪽 날씨가 모처럼 좋아보인다.
그것도 이틀연속으로....
뭔일이래~~
부랴부랴 배낭을 싸본다.
무려 10여년만의 지리산행....
얘기치 않은 공장결원으로 인해 본사에서 지방으로 파견근무후 기숙사에서 지내다보니 복잡한 서울 생활에 비해 한적하고 여유있는 시간들의 지방생활이 마음에든다.
하긴 방도 혼자거주하며 밥주고, 재워주고, 돈도주고, 차도주니 아쉬울게 하나도 없더란.......서울처럼 교통정체가 없으니 여기저기 다니기도 편하고 또 주차하기는 얼마나 편하던지......걍 세워놓고 키 뽑으면 바로 주차!!(ㅎㅎ)
서울 같았으면 진짜 코딱지하나 붙일곳 없던 곳이니 그거에 비하면 차량과 관련해서 스트레스가 하나도 없더란....
당초 충원되면 복귀하기로 했었으나 꽤 오랜기간동안 결원으로인해 원하지 않았던 기숙사 거주 시간이 4년여가 흐르고 매주 주말마다 서울로 올라가는 5~6시간 교통체증에 슬슬 짜증이 날무렵 아내에게는 얘기안하고 회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정착근무 지원을 해버린다.
그런데 그게 결국 사단이 나버렸으니.....
아내의 원인도 모르는 통증이 시작된 것이 지방으로 이주후 얼마되지않아서 이다......이것 저것 온갖 검사를 다해봐도 원인을 모르는......한밤중에 급작스런 복통으로 응급실행도.....
그 중에 전담 의원님의 말씀이 귀에 남는다
"아무래도 큰 병원에서 심리상담을 받아보시는게........"
해서 다녔던 서울 백병원에서 심리상담을 받게되고 그리고 원인을 거기서 찾게 되었으니.......심리상담도중 전문의사 선생님의 한마디에 아내가 폭풍 울음을 터트렸다하니.....
"혹시 최근에 신체적으로나 주변에 어떤 급격한 변화가 있었는지요?........저기.......지방으로 이사를........사실 기반이 전혀없는 지방으로의 이주가 심적으로 많이 부담되고 적응되지 않는 주변 시선들의 부담이 결국 마음의 짐으로....ㅠㅠ
거친 숨소리와 굵은 땀방울이 이마에 쉴세없이 흐른다.
영실쪽으로 한라산을 오르고있었다.
근래 드물게 진달래가 만개를 했다고해서 또 산으로.......아내 진료 2주후이다.
어느 바위 안부에서 숨을 고르며 땀을 식히고있던중 누군가가 내머리를 망치로 쎄게 치는 듯한 느낌이 강하게 충격이 오며 흔한말로 현타가 왔다!!.......내가 지금 뭘하고 있는거지?......아내가 아픈데......갑작스런 현타에 다리힘이 풀리며 산행 속도가 거의 나지않는다.
촬영내내 집중도 못하고 이틀 예정이던 일정을 접고 당일에 바로 내려와 집으로 향하는 비행기속에서 결심을 내린다.
사진을 접자!!
그렇게 서울 충무로 단골샵에 가지고있던 모든 장비를 다 처분해버리고 아내와함께 시간으로 보내기로 하고
해서 심리상담 치료와 더불어 꽤 긴 시간동안 매주 맛집을 찾아다니거나 같이 자전거를 타기도하고 여행도 같이 하며 그 시간동안 많은 얘기들을 할 수 있었던 시간 덕분에 지금은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이다.
퇴직하면 다시 서울로 이사하기로 아내를 달래놓고
그게 4년여.......
그러다보니 사진공백이 7~8년......
그동안 많은 것들이 변화가 있었다.
필름으로 이어지던 촬영 여건이 디지털로 변화가 되었으며 첨단 장비는 말할것도 없이 촬영 패턴도 많은 변화가......
꽤 오래전 어느 촬영 산우와 지리산에서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었다.
필름 한롤로 감도를 어려번 바꾸며 촬영이 되는 필름을 개발하면 참좋을 것인데라는......그게 현실화가 됐으니......
쫒기듯 세석 주차장에 부랴부랴 도착하니 정상부위는 심한 안개로인해 안개비가 부슬 부슬 내리고있다.
좋은말로 우중입산 이지만 산행 난이도가 상승한다는게 함정!!
꽤 긴거리이지만 산행 난이도가 비교적 순하기에 요즘 촬영가들이 세석으로 많이 오른다.
예전 지리산 촬영 패턴을 보면 노고단, 만복대, 반야봉, 반야중봉, 제석봉, 천왕봉, 중봉 이런식으로 촬영들이 이루어졌으나 국공에서의 관리와 높이가 커진 잡목들 그리고 제석봉의 고사목들이 다 쓰러져버리는 바람에 촬영 여건이 좋지않아 요즘 새롭게 뜨고 있는 곳이 세석 촛대봉이 종종 인스타에 올려지곤한다.
사실 세석쪽은 봄 진달래말고는 잘 찾지 않는 곳이어서 어찌보면 좀 생소하기도.......
북해도교北海道橋(일본 북해도, 마치 홋카이도처럼 이곳을 기점으로 기온 차이가 난다 해서 명명했다고 한다)를 지나면서 본격적으로 깔딱고개가 시작된다.
이전까지는 비교적 평이한 오르막이었지만 이곳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깔딱이......
제석교를 지나니 꾸준히 내리던 안개비가 그치고 간간히 파란 하늘도 보인다.
쓰고있던 우산을 접고 배낭커버를 살펴보니 오랜시간동안 사용하지 않아서인지 삭아서 바람에 너덜거리고 있고 그바람에 배낭안에 있는 장비가 비에 젖을까 걱정이된다.
등산로를 따라 흐르는 계곡의 수량이 많아 물소리가 우렁차다.
고도를 높이니 많은 비로 인해서인지 이곳 세석도 단풍이 참 아름답다.
마치 자기를 봐달라고 얘기하는 것처럼 곱디 고운 붉은 빛으로 자꾸 유혹을 하기에 어느새 시간이 5시가 넘어가지만 아랑곳하지않고 계곡으로 들어가 흐르는 작은 폭포를 전경으로 단풍을 담아보며 10여년만의 지리산을 느껴보는 진정 위로 받는 시간이었다.
촉촉히 젖은 바위와 파란하늘 그리고 붉은 단풍잎들.......마치 지난 잊고 살았던 모든 것들이 한꺼번에 파도에 밀려오듯 그 추억들이 살아난다.
왜 맨날 대둔산만 가나요?
사정을 잘 모르는 사람은 그렇게 묻곤한다.
다른산도 많은데 왜 맨날 대둔, 계룡만 가냐고.......사실 산을 워낙 좋아하기에, 멈출수는 없기에 아내의 호전으로 인해 산을 다시 가기로 했지만
단 스스로에게 다짐을 했다.
근거리 산행만 하고 집으로 빨리 복귀해서 남은 시간은 아내와 같이 시간을 보낸다는 조건을 내 스스로에게 했었던.....그러다보니 근거리 산행만
다행히 이번에는 아내가 서울 본가에서 이사하려는 집 알아보는 관계로 며칠 지내기로해서 시간이 나던이유로 모처럼의 지리산행을 계획했던터~~
어둑해질무렵 세석산장에 도착하니 많은 산객들이 저녁준비에 바쁘게 움직이고있다.
우선 젖은 장비들을 살펴보니 다행히 배낭안에까지는 비가 들지않아 카멜과 렌즈는 양호했지만 배낭커버와 기타 소소한 물품들은 다 버려야......쟈켓도 삭아서 코팅면이 하얀가루가 되어서 우수수......오랜동안 사용하지 않아서인지 다 낡고 삭아버렸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다음날
대전에 기반을 두고 산 촬영위주로 활동하시는, 계룡산관련 많은 도움을 받았던 "디포터" 지인들5분이 이른 새벽에 도착하여 같이 촛대봉으로 올라갔으나 다시 시작되는 안개비......하지만 배낭커버도 없고 해서 장비가 젖을 걱정에 일단 산장으로 피신을......산장에서 올려다보니 잠시후 하늘이 열리고 닫히기를 반복하고 촛대봉에 계속머무르던 대전팀들은 간간히 촬영을.....
내려와서 늦은 아침에 이것 저것 챙겨주시고 덕분에 잠시동안 같이 수다를 떨다보니 어제의 지독했던 안개비의 악몽이 잊혀진다.
대전으로 이사후 이 분들에게서 대둔과 계룡산에 대해 그 산의 특징과 코스 그리고 종종 산에서의 반가운 만남등등 참 많은 도움들을 받았던 고마운 분들이다.
산행실력과 그 산을 아름답게 담아내는 실력도 출충하거니와 무엇보다도 서로 배려의 마음
그 분들 덕에 산행이 외롭지 않았다고 자부하고있다.
특히 20년이상 오랜기간 이어지고있는 "산오름포토" 회원분들도 나의 지방 촬영산행 얘기에서 빼놓으면 그 분들도 섭섭다 하실만큼 좋으신......
저녁을 일찍 먹고 촛대봉에 오르기로한다.
사실 요즘 산 날씨는 물론 예측하기도 힘들지만 예전에 보던 패턴과는 많이 다른 양상이 보이는것 같다.
이른 새벽에 종종 상황이 벌어지고 일몰후에 좋은 장면이 벌어지는 경우가 아주 많아진것 같다.
이미 계룡산에서도 충분히 경험 했었던터......필름의 낮은 계조로인해 일몰후 촬영이 어려워, 긴 시간의 장노출로 인해 단지 한 두컷 밖에 촬영을 못하지만 요즘의 디지털은 일몰후 5~6분까지의 장노출이 가능해 필름시절보다 더 많은 컷수의 촬영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에 촛대봉으로 일찍 오른다.
일몰즈음 멀리 반야 앞으로 높은 운해가 넘실거리고있다.
가을운해답게 낮게 깔려주면 좋으련만 높은 기온으로 인해 운해의 결이 이쁘지가않다.
결국 장노출로 결을 흘려야 할지
그렇기에 ND필터는 종류별로 챙겨오길 잘했다.
등산객들은 인증샷 찍기에 바쁘고......이윽고 해는 아름답고 황홀하게 내 가슴을 물들이며 운해 밑으로 들어가고 이른바 일몰후의 환상의 매직아워가 시작되고 있었으니.......짙은 오랜지색 빛과 코발트색의 아름다운 색들이 조화를 이루며 세석의 하늘을 황홀하게 물들이며 서서히 어둑해진다.
5~6분의 장노출로 반야봉 앞으로의 운해폭포를 계속 담는사이 주변은 더 어두워져 가기에 파인더를 통해 촛점 맞추기가 점점 힘들어진다.
피사계심도방식으로 촛점을 맞추던 필름시절과는 다르게 100%확대가 가능하다보니 디지털은 촛점을 정확히 맞추어야......늦은 저녁 7시넘어서까지 홀로 촬영을 마치고 장비를 챙겨 세석산장으로 내려와 일기예보를 보니 다음날 또 비예보가........
헤서 그 다음날 별볼일없는 촛대봉에서의 아침을 보고 하산을......내려오면서 또 사고가........오랜기간 사용하지 않았던 중등산화 중창이 가수분해되어 너덜거리기 시작.......어쩐지 세석에서 장터목까지의 산행내내 느낌이 않좋더라니......그 나마 3일동안의 산행을 잘 버텨준 것 만도 감사하게.......결국 내려오다가 특단의 조치로 끈을 이용하여 양쪽 밑창을 묶고 하산을.......ㅠㅠ
집으로 향하는 내내 좀전의 지루했던 하산길 생각은 어느새 사라지고 다시금 지리로 들 날을 생각해본다.
참 멋진 지리산행이었으며 자연으로 부터 위로 받고 내려갑니다.
이사장님의 호의적인 관심과 정규석 선생님의 애정어린 관심에 감사를 드리며 재가입 신고(?) 산행기를 마칩니다.
(첨부된 이미지들은 핸폰촬영 이미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