쿰부 히말라야-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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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5일차-4월 13/14일/루크라-카트만두-박타푸르-/카트만두-인천
카트만두로
쾌청한 하늘-. 새벽부터 루크라의 설산에 비치는 아침햇살을 200여 컷이나 촬영했다. 루크라에 오던 날도 또 어제도 날이 흐려 루크라에 이런 풍경이 있는 줄
몰랐다. 숙소 바로 앞에서 이런 풍경을 만나다니 너무나 뜻밖이다.
아침식사를 하면서 보니 어느 새 하늘이 흐려지기 시작한다. 우리가 타고 갈 비행기가 정상 운항한다면 8시에 연락이 온다고 했는데 카트만두에 비가
많이 와서 비행기가 뜨지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여기서 출발하는 비행기도 뜨지 못한다고 하고. 쾌청하던 하늘은 어느 새 검은 구름으로 덮였고 이젠
비까지 내리기 시작한다.
9시가 되자 비행기 다섯 대가 연속으로 이륙했다. 카트만두의 날씨가 좋아졌나 보다. 그런데 돌아오는 비행기는 띠엄 띠엄이어서 우리들은 마냥 기다리기만
한다. 카트만두 날씨에 맞춰 두터운 옷은 카고백에 넣고 얇은 옷만 입었는데 난방도 안 하는 공항에서 덜덜 떨며 비행기를 기다린다.
10시가 지나고 11시가 지나고.... 오늘 카트만두에 가긴 가는 걸까. 새벽부터 가까운 설산을 촬영하면서도 또 루크라가 해발 2,840미터나 된다는 걸 알면서도
왜 배낭에 보온자켓 하나 넣어두지 않았을까. 추위에 덜덜 떨어도 싸다.
11;20분 마침내 우리가 탄 비행기가 루크라를 이륙했다. 비가 오는데도 비행장 부근에 안개가 짙지 않아 다행히 이륙할 수 있었나 보다.
이 루크라공항에서 난 지난 사고들을 생각하면 이런 날 비행기를 탄다는 게 대단한 용기다.
12시에 카트만두에 도착하니 우선 따뜻해서 살 것 같다. 아니 약간 더운 날씨다. 카트만두와 루크라는 고도차가 1,400미터나 된다. 단순 계산만으로도
9도 차이가 난다.
식당에서 점심 때 전통 인도음식이라는 탄두리치킨이 나왔는데 화덕구이라고 한다. 아주 맛이 있다. 그리고 난이라고 하는 밀가루 부침개 비슷한 것도 맛이
졸깃쫄깃하고 소박해서 많이들 먹었다.
타멜 거리
식사를 한 후 유명한 타멜거리에 갔다. 모두 흩어져서 자유시간을 가졌는데 우선 레쌈삐리리가 들어있는 네팔 전통음악 CD를 두 개 샀다. 그리고 이군과
지인들에게 줄 선물도 하나씩 샀다. 타멜 거리는 구경거리가 많았다. 한 며칠 시간을 잡고 거리 사진을 찍었으면 참 좋겠다는 느낌이다. 난 이런 무질서하고
어수선한 거리가 참 마음에 든다.
그러나 카트만두 시내는 매연으로 꽉 차 오래 머물고 싶진 않은 곳이다. 거리를 메운 차량과 오토바이 때문에 마스크를 쓴 채 수신호로 이들을 통제하는
교통경찰관의 모습이 애처로울 정도다. 이렇게 매연이 많아진 건 경제원조를 하는 인도가 질 나쁜 기름을 줘서 그렇다는 불만이다. 그리고 분지인 카트만두는
이제 더 이상 거리를 확장할 땅도 없어 정부로서도 이 매연을 어쩔 방법이 없다고 한다.
박타푸르
타멜거리를 떠나서 박타푸르(Bhaktapur)를 관광했다. 백과사전에 있는 내용을 옮겨본다.
Bhatgaon, Bh?dgaon이라고도 함.
네팔 계곡에 자리 잡은 네팔중부의 도시.
카트만두 남동쪽에 있다. 865년 라자 아난다 말라가 세웠다고 전해지는 곳으로, 200년 동안 이 계곡에서 가장 중요한 정착지였다. 두르바르 광장에는
1,700년에 건립된 옛 궁전이 있다. 보존이 잘된 상태로 남아 있는 이 궁전은 아름다운 목재 조각품과 정교하게 금박을 입힌 금문(金門)으로 유명하다.
정문 맞은편 돌기둥 위에는 부파틴드라 말라 왕의 동상이 있다. 이 광장에는 그 밖의 다른 사원들도 있다. 남쪽에 있는 또 하나의 광장에는 18세기에 세워진
5층 사원 나자타폴라데와이와 '싱가'(singhas:신화에 나오는 사자)의 모습을 한 동상 2개가 수호신처럼 지키고 있는 바이라바 신(神)의 사원이 있다.
지방 박물관이 하나 있어서 옛 목공예품들을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텡보체에서도 또 박타푸르에서도 난 종교적인 건축물이나 문화재 등엔 관심이 별로 없다. 문화적 가치가 있는 사원보다는 지금 거기에 사는 사람들 그리고
뒷골목의 풍경에 관심이 많아 많은 사진을 찍었다. 길고 긴 골목의 건물 하나하나가 내겐 처음 보는 풍경이고 거기 살고 있는 사람들 골목을 다니는
사람들조차 흥미로웠다. 몇 년 동안 사진을 찍어도 부족하겠지만 한 달만이라도 그 골목길을 걸으며 사진을 찍고 싶다. 네팔에 오기 전에 전혀 사전지식이
없던 풍경이다. 시간이 없어 빠른 걸음으로 박타푸르 골목을 지나친 게 참 아쉽다. 다음에 네팔에 간다면 히말라야가 아니라 박타푸르 골목을 보러 갈 것이다.
Hotel CHAUTARI
우리가 마지막 묵을 숙소를 찾아 버스가 산길을 거의 한 시간이나 올라갔다. 이 정도 갔으면 거긴 네팔이 아니라 티벳이 아닐까 싶을 정도고 우리가 묵을
숙소는 ‘하늘 아래 첫 호텔’이지 싶다. 그렇게 오르고 올라 도착한 곳이 Hotel CHAUTARI라는 곳이다.
호텔 식당에서 뷔페식 저녁식사를 했다. 오늘부터 네팔의 무슨 명절기간이라고 호텔에 와 식사를 하는 가족들이 많다. 그런데 이상한 건 음식의 고기가
모두 닭고기다. 여기선 쇠고기나 돼지고기를 안 쓰나보다.
식사를 하면서 이번 트레킹의 MVP를 인기투표식으로 뽑았는데 경기도 이천에서 온 문희길 씨가 뽑혀 큼직한 술통을 트로피로 받았다. 길에서 만난
네팔 사람에게도 또 수고한 스탭들에게도 따로 정을 베풀던 분이어서 모두들 박수로 축하해 줬다.
숙소로 돌아와서는 14일 만에 샤워를 했다.
15일차-4월 14일/카트만두-인천
트리부반 공항에서
일찍 일어나 호텔 옥상에서 일출을 촬영했다. 날씨가 좋으면 여기서 히말라야의 설산들을 볼 수 있다는데 옅은 구름으로 볼 수가 없다. 그래도 우리나라와
똑 같은 목소리로 뻐꾸기가 울고 온갖 새들의 재잘거리는 소리가 아침의 기분을 상쾌하게 한다.
토스트와 커피로 아침을 먹고 공항으로 출발했다. 올 때와 반대로 버스는 산길을 꼬불꼬불 내려간다. 거친 산비탈을 일구어 만든 밭에선 감자 줄기가
누런 걸 보니 캘 때가 다 되었나보다. 보리인지 밀인지도 누릇누릇한 걸 보니 이제 곧 베어야겠다. 어느 나라나 시골 풍경은 거기서 거기다. 도시 문명에서
다소 소외되었다 해도 평안함과 넉넉함이 있다. 생존의 최소한의 기본이 거기 있어서 그럴 것이다.
올 때나 갈 때나 트리부반 공항에선 참 짜증이 난다. 공항에 도착해서 비행기를 탈 때까지 수도 없이 검색을 한다. 엑스레이 검색도 두 번이나 하고 몸을
더듬고 배낭을 뒤지는 수검사도 몇 번이나 한다. 마지막이 하이라이트다. 비행기를 타러 나가는 곳에서 비행기가 있는 곳까지 불과 20미터도 안 되는데
거기를 버스를 타고 간다. 버스에 타고 내리는 시간에 천천히 걸어가도 1분도 안 걸리는 곳을 왜 버스를 태워야하는지 도무지 ‘리해’를 못하겠다.
그런데, 불만투성이 그런 트리부반 공항을 잊지 못할 일이 일어났다.
우리가 공항을 막 들어가고 있을 때 그동안 우리를 위해 온갖 배려를 아끼지 않았던 가이드 니마가 달려왔다. 얼굴에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혀서.
니마는 우리 일행 하나하나의 목에 카타(Khata)라고 하는 노란색 스카프를 감아주었다. 떠나는 손님에게 이렇게 카타를 감아주는 건 행운을 빈다는
뜻이라고 들은 적이 있다.
니마의 카타가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그래 고맙다, 니마도 또 우릴 위해 애써 준 모든 사람들에게도 내내 행운이 함께 하길 빈다.
트리부반 공항에서 얻은 유일한 감동이었다.
대한항공의 인천행 11:55분 발 비행기는 조금 늦어 12:35분에 트리부반 공항을 이륙했다.
이제 내일부터는 다시 예전의 생활로 돌아갈 것이다. 살다보면 늘 함께하는 잡다한 일에 짜증을 내기도 하고 그런가하면 작은 일에 행복해 하기도 하며
살아갈 것이다. 그러나 삶을 마감할 때까지 네팔-쿰부 히말라야에서 만난 수많은 설산들의 경이로운 모습, 칼라파타르 정상에서 만난 오색 타르초, 우윳빛과
옥빛으로 흐르는 두드코시의 형언 못할 아름다움, 거기에 가까이 가기 위해 흘렸던 땀방울, 그리고 14박 15일간 함께 했던 동기생들의 얼굴을 잊지 못할 것이다.
16일 만에 집에 왔더니 이군이 붉은 장미를 한 아름 안겨준다.
루클라의 아침
카트만두에 돌아왔다.
타멜거리 스케치
박타푸르
노점상은 어디나 비슷하다.
마지막으로 묵었던 호텔의 아침
호텔 로비 입구에 꽃을 띄운 수반이 있다.
시장을 지나다가 소방함에 붙어 있는 작은 포스터를 발견했다.
우리나라 리틀 에인절스의 공연포스터다.
히말라야 트레킹을 하고 온몸이 지치고 입술이 터지고 하면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사람들은 다음에 어느 코스를 탈까 궁리한다고 한다.
쿰부 히말라야 트레킹 기록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